취준생일기

인생회고록3 (부제 : 취뽀했다)

zooyeonii 2022. 4. 14. 08:30

안녕하세요. 4월은 좋은 일로 한 달을 시작하게 되네요. 제목처럼, 전 취뽀를 했습니다. 

참.. 첫 면접 본다고 글을 썼던 게 2주 전이었고 정말 떨어졌다고 생각하고 우울해하고 있었는데, 붙어서 아직까지도 얼떨떨한 마음이 큽니다. 회고록을 글쓰기 스터디를 하면서 처음 작성해봤는데, 저의 최근 이벤트를 상세히 남길 수 있어서 너무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한 달에 한 번씩 회고록을 남길 계획입니다. 자주 찾아와 주시면 좋을 것 같네요!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나는 석사 마지막 학기에 논문과 취준을 병행하고 있었다. 논문은 생각처럼 잘 써지지 않았고, 취준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새삼 취업한 친구들이 존경스러워지는 순간이었다. 서류는 곧 잘 붙었지만, 딱 서류까지 만 이었다. 인적성과 코테 준비는 쉽지 않았고, 정말 여러 번 '불합격'을 봐야만 했다. 이때는 오히려 인적성, 코테를 못 봤다는 걸 알고 있으니 기대감이라는 게 전혀 없었다. 

정말 논문이 마무리에 들어설 때, 네이버 부캠 모집을 보게 되었다. '아.. 취준 안되면 준비하는 동안 부캠을 해봐야겠다.'라는 가벼운 생각으로 지원했다. 사실 석사 과정을 해본 사람들이라면 공감하겠지만, 석사 과정 중 엔지니어링, 개발면을 많이 배울 수 없다. 주로 논문을 읽고, 쓰고, 실험을 반복한다. 나는 특히나 블록체인과 그래프, 최적화 등을 공부했기 때문에 항상 AI 개발이 부족하다는 것이 아쉬웠던 참이었다. 하지만, 나는 부캠도 떨어졌다. 

2022년 새해가 시작되고, 새로운 마음으로 취준을 준비해야겠구나 체념하고 있었다. 그런데, 정말 운 좋게도 추합이 되어 합류하게 되었다. 시작할 때 정말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잘하는 사람들이 모였겠구나..라는 생각도 들고, 이런 사람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하면 정말 재밌겠다는 생각에 설레는 마음도 컸다.  

부캠이 시작되고, 무엇보다 정말 초반에 강의를 소화하는 게 생각보다 힘들었다. 내가 그동안 배웠던 것과 AI 개발은 참 결이 다르구나를 느꼈고, 개발자분들이 정말 대단하다는 것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나의 목표는 단순했다. 그저 강의를 '듣고', '기록'하자. 잘 지켜졌는지는 잘 모르겠다. 노션에 기록한 후에 블로그에 재정리해서 올리는 것이 목표였는데, 대회를 시작하면서 뚝 끊기게 되었다...(ㅜㅜ) 그래도 정말 다양한 것을 새로 접할 수 있어서 유익했다. 무엇보다도 학부 이후로 다시 '열정'과 '팀워크'를 느낄 수 있었고,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서 즐거웠다. 

부캠 초반에 '스몰 톡'이었나? 모더레이터가 되어서 ZEP에서 대화를 나누는 이벤트가 있었다. 그때 '코로나에 걸린 캠퍼 ssul방'과 '스마트 팩토리 관련 과제?'를 주제로 호스트를 맡았었다. 그 당시 '스마트 팩토리' 관련 직무를 희망하는데, 어떤 주제로 프로젝트를 할 수 있을지 막막하다는 얘기를 했었던 것 같다. 결국 최종 프로젝트는 생성 모델을 활용한 '(주)내일의 집'을 기획하게 되었다. 솔직히 스마트 팩토리 노래를 부르다가 뜬금없이 생성 모델을 하게돼서 조금 머쓱하기도 했는데, 자기 전에 갑자기 아이디어가 떠올랐고, 너무 재밌을 것 같아서 안 할 수가 없었다.(ㅎㅎㅎ.. 많관부) 비록 끝까지 마무리는 못하지만, 팀원들이 어떻게 만들어갈지 정말 기대된다. 

나는 이제 결국 돌고 돌아 정말로 스마트 팩토리 직무를 맡게 되었다. 면접 썰을 조금 풀어보자면, 스마트 팩토리 팀장님께서 들어오셔서 면접을 봤고, '도서관 관리 자동화 로봇(스몰 톡 때 보였던 플젝)'을 관심 있게 봐주셨다. 입사 후에 정말로 어떤 일을 맡게 될지는 모르지만...ㅎㅎ 아 준비하면서 재밌었던 게 있다면, 같은 기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모아서 면접 스터디를 진행했었는데, 4명 중에 4명이 붙었다는 거다.. 다 같이 붙어서 너무 좋고, 벌써 정모를 계획 중이다.(ㅋㅋㅋ)


 

지난번 회고록에서, 나는 '이 끝의 기쁨은 얼마나 큰가'를 궁금해했었다. 최종 면접이 끝나고, 결과를 기다리는 약 2주 동안 정말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하지만 당장 해야 하는 부캠 대회와 자소서가 남아있었고, 면접을 본 당일에도 쉬지 못했다. 번아웃이 왔고, 그 와중에도 떠올랐던 생각은 '아, 다른 기업 코테 준비해야 되는데 자꾸 이러면 어떡하지?'였다. 어떻게든 '이미 떨어졌다'라고 생각하고 다음을 준비하려고 노력했다.

하필이면 면접도 '붙었다'라는 느낌이 오지 않아서 매일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면접을 복기하면서 '와 붙었으려나?' 했다가, '하.. 떨어졌겠는데,,'를 몇 번이나 반복했는지 모른다. 그렇게 2주를 버틴 후, 4월 11일이었다. 카톡창에서 '합격입니다!!!!'라는 메시지가 떴다. 놀란 가슴을 부여잡고 메일함을 열었고, 새로고침을 계속 누르기 시작했다. 직무별로, 합격자 우선으로 메일을 보내다 보니 순서가 각자 달랐는데, 나는 메일이 오지 않아서 '와 진짜 떨어졌나 보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다 메일이 도착했는데, 생각 없이 누르고 화면을 보니 커다랗게 '최종 합격을 축하합니다'라는 글자가 보였다. 그 단어를 봤을 때 짧은 순간 벅차올랐고, 눈시울이 붉어졌다. 하지만 나는 안도감이 더 컸던 것 같다. 2주 동안 나는 그 어느 때보다도 불안했고,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이런 일을 다시 반복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너무 다행이었다. 

현재 나의 감정은 '좋다' 10%, '행복하다' 10%, '믿기지 않는다' 30%, '걱정' 50%이다. (ㅋㅋㅋ) 새로운 '처음'이다 보니 또 걱정과 긴장이 시작되었다. 동기들이 중고 신입이 압도적이라서, 많이 물어보고 배우면서 헤쳐나갈 생각이다. 또 다른 걱정은, 내가 '첫 자취'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근무지가 '대전'이라서 지금 집을 떠날 생각에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앞으로 많은 '처음'이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정말 이렇게 빠르게 올 줄은 몰랐다. 

여러모로 많은 감정이 오가는 요즘이다. 걱정이 앞설 때마다 전에 썼던 회고록을 읽는다. 긴장 완화에 굉장히 큰 도움을 주는데, 미리 걱정하는 것은 의미 없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지금도 그저 부캠 활동 마저 마무리하고 운동도 다시 열심히 하고, 차근차근 준비해나가면 된다, 너무 걱정할 필요 없다고 스스로 다독이고 있다. 


면접 준비 과정을 회고록에 담고 공개한다는 게 사실 쉽지 않았다. 순간순간의 감정을 쏟아부었기 때문에 읽는 이의 입장에서 부담스러웠을 거라 생각한다. 지금 다시 보니 나도 그때의 감정이 계속 되살아나서 괴롭다..ㅎㅎ 아주 다행히도 좋은 소식으로 돌아오게 되어서 기쁘다. 부캠을 수료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수료하지 못하고 그만둘 확률이 높아 보인다. 퇴소 전에 많은 분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싶고, 앞으로도 종종 연락을 하며 지낼 수 있다면 좋겠다. 

정말이지 부캠 3기는 인재가 아주 넘쳐흐른다. 이제까지 봤던 그 어떤 프로그램보다 능력자가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업들은 주시하면서 뺏기지 않도록 사수해야할 것이다..! 보고있나 네카라쿠배?) 덕분에 3개월동안 많은 걸 배워갈 수 있었고, 자극도 정말 많이 받았다. 나도 만약 약간의 자극이 될 수 있다면 정말 영광일 것이다. 


 

항상 내일이 불안했었는데, 지금은 내일이 기대된다.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지켜봐주시길..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